컨셉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편집장 김경희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지난번 레터에 비하인드 얘기를 많이 담아서인지, 유독 재밌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 힘을 받아 촬영장의 2탄 컨셉으로, ‘아이템’ 코너 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컨셉진은 ‘당신의 일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집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우리의 일상을 아름답게 해주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거진이에요. ‘인터뷰’ 코너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얻게 하고, ‘산책’ 코너를 통해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동네를 방문함으로써 리프레시를 해보라 이야기하죠. 이와 마찬가지로, ‘아이템’ 코너는 우리의 일상을 아름답게 해줄 물건들을 매호 주제에 맞춰 소개하는 기사예요. 오늘은 아이템 촬영 과정과 촬영장 뒷모습에 대해 몇 가지 주제로 나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코너는 매호 주제가 정해지면, 에디터가 그 주제와 어울리는 제품을 찾고, 촬영 컨셉을 정해 진행합니다. 촬영에는 컨셉진 11호부터 96호까지 ‘아크팩토리’ 스튜디오의 박기훈 실장님이 함께해주시고 계시는데요. 그래서 저희는 매달 촬영에 필요한 제품과 배경을 준비하여, 강남에 있는 실장님 스튜디오로 촬영을 갑니다. 9년 동안이나 함께했다 보니, 그 사이 스튜디오 이사도 여러 번 해서, 촬영장 모습이 조금씩 변하는 것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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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는 촬영장에서의 시간을 최소화하는 걸 추구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편이에요. 아이템 기사를 담당하는 에디터에게도 그렇게 진행하도록 훈련시키는데요. 스튜디오 가서 헤매지 않도록, 사무실에서 미리 협찬받은 물건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세팅해보며, 어느 정도 연출을 확정합니다.
2) 그다음 해야 할 일은 이 세팅을 잊지 않도록, 포토 실장님과도 공유하면서 수월하게 촬영하도록 시안을 그려요.
3) 아이템 촬영하는 날 표지 촬영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중요한 촬영이니 만큼 촬영장에는 에디터와 제가 함께 갑니다. 물건을 챙겨 대표님 차로 이동할 때도 있고, 상황이 안 되면 짐을 바리바리 챙겨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
4) 준비했던 시안을 보며 현장에서 세팅을 하는데,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미리 준비해 놓은 덕분에 (준비 시간은 좀 오래 걸리지만) 현장에서는 30분이면 뚝딱 하고 촬영을 마칠 수 있죠.
5) 카메라와 컴퓨터를 바로 연결시켜 놓았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바로바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어요. 세팅된 장면을 눈으로 본 것과 촬영된 사진으로 본 모습이 많이 달라서 이렇게 수시로 확인하며 세팅을 조금씩 조정해요.
6) 카메라로 바로 찍은 비율과 실제 책에 들어가는 비율이 달라, 컨셉진 비율을 참고하여 사진을 미리 잘라봐요. 책에 이미지를 넣을 땐 이 정도만 쓸 거다- 하고 크롭해 놓으면, 실장님이 보정하실 때 책에 안 나올 부분까지 보정하는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죠. 함께 일하는 파트너에 대한 배려라고도 생각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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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께서는 책에 실린 이미지만 보시기 때문에 ‘와, 사진 예쁘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사실 그 민낯은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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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절 사이즈의 종이가 작은 물건을 촬영하기엔 적당하지만, 쿠션이나 이불 같은 큰 물건을 찍기엔 배경으로써 작다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아주 큰 롤 배경지를 이용하거나, 스튜디오 호리존 전체에 페인트 칠을 해 찍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제품 10개 중 1개만 클 경우엔 1절 사이즈 안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죠. 그 방법 중 하나가 물건의 일부만 보이게 잘라 찍는 거예요. 이렇게 잘라 찍어도 독자분들이 보시기에 ‘베개’라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지고, 안 보이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들지 않겠다 판단이 될 때 과감하게 크롭하여 촬영합니다.
2) ‘친절’을 주제로 했던 촬영인데, 친절하게 문 앞에 나가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문’처럼 배경을 연출했어요.
3)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불은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하단의 모습만 크롭하여 촬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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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에서 때때로 큰 도움이 되는 건, ‘낚싯줄’과 ‘에디터의 손’입니다. 공중에 매달아야 할 때, 물건이 살짝 들려야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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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빌은 공중에 걸어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긴 막대에 낚싯줄을 연결해 촬영했고요.
2) 수평이 아닌 사선으로 줄이 그려진 노트의 내지를 보이게 촬영하기 위해 노트의 표지에 낚싯줄을 붙여 들고 촬영했습니다.
3) ‘응원’을 주제로 했던 촬영에서 파이팅 넘치는 표현하고자 형광 파이프를 이용했는데, 스스로 서 있지를 못해 낚싯줄을 연결해 에디터가 들고 있는 모습이에요.
4) ‘건강’ 주제의 촬영에서 패들볼 라켓을 살짝 들고 촬영하고 싶은데, 낚싯줄로는 힘이 없어 잘 고정되지 않는 거예요. 실장님의 지휘하에 에디터가 최소한의 면적만 손으로 잡고 촬영했는데, 보정된 사진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손이 너무 감쪽같이 사라져서… 역시, 마이다스의 손👍🏼
5) 꽃의 줄기를 손으로 살짝 잡고 촬영해도 어차피 프레임 안에서는 손이 안 보이니, 쉽게 각도를 바꿀 수도 있고 손을 지워야 할 일도 없어 간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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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만들면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인데요. 저는 그럴 때마다 ‘일상에서요!’라고 답하곤 합니다. 일상에서 영감을 받아 아이템 촬영의 배경에 적용했던 사례를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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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희 사무실이 이사할 때, 인테리어하는 공사 현장 한쪽에 책상을 두고 일하면서 동시에 현장 감리를 해야 했어요.
2) 이때 인테리어 소재로 쓰일 ‘폴리카보네이트’라고 하는 자재가 눈에 들어왔어요. 마침 ‘관찰’을 주제로 아이템 촬영을 해야 할 때였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는 느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3) 바로 물건을 두고 샘플로 촬영해서 에디터에게 전달했어요. ‘관찰 아이템 촬영으로, 이거 어때요?’ 에디터가 콜! 해서 진행한 촬영입니다.
4) 왼쪽 페이지는 폴리카보네이트 앞에 물건을 두고, 오른쪽 페이지는 폴리카보네이트 앞 뒤로 물건을 두어 비치는 느낌을 연출해 촬영한 결과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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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어, 컨셉진에서 봤던 장면의 뒷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저는 이 레터를 쓰기 위해 사진을 찾아보며 재밌다 느꼈는데, 부디 여러분에게도 재미있는 이야기였길 바라요!
그럼 다음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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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미션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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