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미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대근입니다. 해봤어레터에서는 112호(춤) 이후로 두 번째로 인사드리는데요. 그때는 푸릇푸릇한 초여름이었는데, 지독했던(!) 여름이 지나고 모두가 사랑하는 계절 가을에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뻐요.
가끔 컨셉진의 아이템 기사를 보면 탐나는 물건들이 있는데요. 이번 ‘수집’ 편에서는 ‘문장 수집 노트’에 유독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해봤어레터 제 차례가 돌아온 거예요. 안 그래도 요즘 도파민에 한가득 찌든 것 같아 머릿속 청소가 필요했는데, 이번 기회에 문장을 수집하며 영감도 얻고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서 기대되더라고요. 님! 그럼 저와 함께 마음에 머무는 문장을 수집하러 떠나볼까요? |
|
|
제가 이번에 따라 써본 것은 아이템 기사에 소개된 컴포지션 스튜디오의 ‘따옴표 문장 수집 노트’예요. 사실 저는 문장 수집을 좋아하는 편인데요. 어릴 때부터 신문이나 잡지, 또는 팸플릿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오려서 모으곤 했어요. 책을 읽을 때도 인상적인 문장은 꼭 밑줄을 긋고 빈 노트에 옮겨 적어야 내 것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게을러져서인지 요즘에는 노트를 펼치는 빈도가 확 줄어들었는데요. 살짝 핑계를 대자면 시대가 변한 탓(?)도 아주 조금은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 블로그나 텍스처(Texture) 같은 독서 기록 앱에 문장을 아카이빙할 때가 많고, 온라인 서핑 중에 만난 글귀는 간단히 캡처해 사진첩에 모아두거나 인스타그램에 저장하기도 하고요.
|
|
|
열심히 노트에 문장을 수집했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
|
|
요새는 사진으로 찍어서 앨범에 보관하거나
인스타그램 저장 기능을 사용해요.
‘울리는문장’ 폴더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만난
보물 같은 문장들이 담겨있답니다.
|
|
|
사실 이런 방법들이 모두 문장 수집을 위한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안 하는 것보단 낫다!), 개인적으로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문장을 기록하는 그때뿐이고, 다시 들여다보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블로그에 문장을 수집했던 건 5개월 전, 텍스처 앱의 최근 기록은 무려 1년이 넘었네요.
몇 달 전에 데스크테리어를 하겠다며, 지금껏 수집해 두었던 문장들을 출력해 벽에 붙였는데요. 인스타그램과 사진첩에 모아놓은 문장들을 다시 보니 ‘내가 이런 걸 캡쳐했었나?’라고 할 만큼 새롭더라고요. 저장만 하고 꺼내보진 않았던 거죠. 그건 아마도 제가 디지털과는 거리가 먼 아날로그형 인간이어서가 아닐까 싶어요. 비록 한두 줄의 문장이라도, 손때가 묻은 노트에 직접 옮겨 적어야 애정이 생기는 편!
|
|
|
퇴근 후, 얇은 소설집 한 권과 문장 수집 노트를 들고 카페로 갔어요. 평소였다면 아무리 재밌는 소설이라도 막상 한두 곳에 밑줄을 긋고 끝났을 텐데요. 신기하죠. 지금 읽는 글들이 모두 수집 대상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집중해서 읽게 됐던 건지, 얇은 책에서 수십 개의 문장을 건져 올릴 수 있었어요. 제일 처음 수집한 문장은 권희진 작가님의 단편소설 〈걷기의 활용〉에 있었는데요.
|
|
|
"진짜 신기해. 새벽에 일하는 사람들은 다 말랐어. 그는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나는 무엇 때문에 웃느냐는 질문 대신에 그러면 나도 새벽에 일해서 살이나 뺄까? 하고 물었다. 그때 그가 웃었던가.”
|
|
|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문장이었어요. 저도 평소에 이런 생각을 종종 했었기에 신기하기도 하고 공감도 가더라고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감상들이 흩어지기 전에 오른쪽 작은따옴표에다가 메모했어요. 따옴표 문장 수집 노트는 왼쪽 페이지에는 큰따옴표가, 오른쪽 페이지에는 작은따옴표가 그려져 있는데요. 큰따옴표에는 수집한 문장을 적고, 작은따옴표에는 그에 대한 의견과 내 생각을 적는 구성이에요. 양면을 빼곡히 채우고 나니, 그제서야 문장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
|
|
마음 먹으니 주변에 온통 수집할 문장들이었다! |
|
|
문장 수집에 재미가 들었는지,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다가도 좋은 대사가 나오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두고, 예능 프로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나온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건강한 식습관 팁도 캡처해 두고, 길을 걷다가 옥외 전광판에서 본 광고 카피도 기억했다가, 잠들기 전 책상에 앉아 문장 수집 노트에 모두 옮겨 적었어요. 일상에서 만나는 문장들에 관심을 기울이니 꽤 많은 것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구나 싶더라고요. 문장 수집 노트가 아니었다면 그저 핸드폰에 고요히 잠들어 있거나, ‘아, 전에 좋은 글 봤던 거 같은데…’ 하고 기억 속에만 흐릿하게 남아있었을 이야기들이 다시금 생기를 얻은 기분이라, 괜히 제 마음도 뿌듯해지더라고요.
|
|
|
문장을 수집한다고 해서 그 문장 속에 담긴 깊은 의미나 인사이트가 곧장 내 것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일주일 넘게 문장 수집 노트를 쓰고 보니 문장을 수집하는 마음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 문장을 골랐는지, 이 문장을 수집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 노트에 옮겨 적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이런 것들을 곱씹어 보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어렴풋이 보이더라고요. 이 작은 노트에 모인 문장들이 결국 내가 되고 싶은, 끝내 잃지 않고 싶은 내 모습이 아닐까요.
|
|
|
SNS에서 수집한 문장들을 출력해 책상 벽에 붙여놨어요. 수집한 문장을 반복해 읽다 보면
되고 싶은 내 모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
|
|
🍂무엇이든 수집하기 좋은 계절, 컨셉진 116호와 함께 여러분 안에 새기고 싶은 문장 수집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행동이지만 분명 조금 더 나은 우리가 되어있을 거예요.
|
|
|
🎁 읽기만 한다고 내 것이 되진 않죠.
함께 하는 미션 이벤트!
|
|
|
👉 새로미 여러분과 함께 미션 참여하고 선물 받아가세요! 저희는 님이 실제로 수집하는 한 달을 보내실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읽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매주 재미있고 유익한 미션에 참여해보고, 미션캠프 홈페이지 내 '컨셉진 미션' 게시판에 인증을 남겨주세요. 매주 두 분을 선정해 아이템 코너에 소개된 제품을 선물로 보내드려요. |
|
|
*3주차 미션 참여 기간: ~10/20(일) 까지 |
|
|
👉 컨셉진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여기로 보내주세요. 이번 뉴스레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비롯해 이번 주제가 님에게 어떤지, 해보고 싶은 미션 등 무엇이든 좋아요. |
|
|
|